우지하면 말차아닌가.
JR우지역 앞에서 뵤도인으로 가는 길에는 말차를 취급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우선 우지역 바로 앞의 이토큐에몬 우지역점

그리고 조금 더 안쪽의 나카무라 토키치 본점.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아직 문을 안열었다. 이따가 다시 올 예정.

말차향이 나는 거리를 거닌다.
우지는 아즈치모모야마시대(16세기)부터 차로 명성을 날렸다고.


맨홀도 아기자기한 일본

길에서 만난 일본공산당 포스터. 일본 안에서도 교토쪽이 공산당의 세가 강하다.
"賃金を上げ、消費税を下げる. 임금을 올리고, 소비세를 낮추고.", "希望をあなたと共に. 희망을 당신과 함께."
참고로 일본 공산당은 현존하는 일본 정당중에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뵤도인 쪽으로 더 가면 츠지리 같은 찻집도 있지만, 역시 문을 열진 않았다.


그리고 나타나는 뵤도인 도리이

여기서부턴 뵤도인 오모테 산도다.

여기서 우지강쪽으로 가면 여러 비석과 석상이 있는데,


석상은 겐지모노가타리를 쓴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의 석상이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10세기 말에서 11세기 초 일본 헤이안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문인으로, 일본 고전문학의 걸작 『겐지모노가타리』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본명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무라사키’는 작품 속 주인공 이름에서, ‘시키부’는 그녀의 아버지가 지녔던 관직명에서 유래한 필명이다. 귀족 가문 출신으로, 아버지 무라사키노 토모후사의 영향 아래 궁중에서 교육받았다. 그녀는 황실 궁중에서 궁녀로 일하며 황후 쇼시의 시중을 들었고, 당시 귀족 사회의 일상과 문화를 생생히 경험했다.
무라사키 시키부의 대표작 『겐지모노가타리』는 일본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장편 소설로 평가받으며, 54장에 걸쳐 헤이안 귀족 사회의 사랑과 권력,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작품은 뛰어난 심리 묘사와 정교한 문체, 깊이 있는 인물 구성으로 문학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궁중 생활을 기록한 『무라사키 시키부 일기』를 남겨 당시 사회와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이후 일본 문학과 여성 문학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했으며, 헤이안 시대 문학과 귀족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작품과 생애는 오늘날까지도 일본 문학사와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여기에 그녀의 석상이 있는가? 겐지모노가타리의 마지막 10개의 장 배경이 우지이기 때문이다. 겐지모노가타리는 5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마지막 10장을 우지주(宇治十帖)라고 부른다. 앞의 장이 주인공 겐지의 생애와 관련한 이야기라면, 마지막 10개의 장은 겐지의 사후 이야기를 다룬다. 아들과 손자의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특히 석상 뒤의 우지바시가 겐지모노가타리의 마지막장 제목인 꿈을 건너는 다리(유메노 우키하시)와 겹쳐진다고.

우지에는 겐지모노가타리 박물관도 있지만, 관심이 거기까지 닿진 않았다.

덧없이 흐르는 우지강

이제 우지바시를 건너야 한다.


건너편에 지금 가고 있는 츠엔이 보인다.

날씨가 참 좋았네.

우지교(우지바시)는 646년 처음 만들어진 일본 최초의 다리이다. 물론 일본의 역사를 함께하면서 수없이 많이 파괴되고, 다시 만들어지기를 반복했다. 교통의 요충지인 우지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고한다.


우지바시를 건넌다. 생각보다 물이 쌔다.

강을 건너면 게이한전철 우지역이 바로다.


그리고 우지하시를 건너자마자 일본 최초의 찻집 츠엔(通圓)이 보인다.

츠엔의 창업자는 미나모토노 요리마사의 가신이었던 무사 후루카와 우나이다. 그는 말년에 은거하여 요리마사로부터 '마사(政)' 자를 하사받아 '타이케이안 츠엔 마사히사(太敬庵 通円 政久)'라고 이름을 고치고, 우지바시 동쪽 끝에 암자를 세웠다.
그 후 그의 자손들은 대대로 ‘츠엔(通円)’이라는 성을 계승하고, 우지바시의 교수직(다리 수호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다리의 오랜 보존을 기원하고 여행자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고 한다(츠엔 홈페이지 참조).

창업이 영력원년 1160년이다. 거의 천년이 된 셈


현재의 건물은 에도 시대 간분 12년(1672년)에 세워진 마치야(町家, 전통 상가 주택)의 유구(遺構, 남은 구조물)로, 정면에서 보면 깊은 처마와 넓은 전면 폭에 비해 기둥 수가 적은 구조로 되어 있다. 이것은 예전부터 번화한 거리의 사람들 왕래가 편하도록 고려된 구조이며, 굵은 들보를 사용해 받침목을 억제한 에도 시대 초기의 건축 방식이라고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한 여러 무장들이 이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오래된 찻집이라 엄숙할 줄 알았는데, 말차 아이스크림도 판다.



참고로 영업시간이 오전 09시 30분이라 다른 가게들보단 이르다.

가게로 들어가볼까

가게 내부에는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찻독들이 줄지어 있고, 일휴 스님(一休和尚)으로부터 하사받은 ‘초대 통엔’의 목상이 모셔져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우지의 차를 좋아했는데, 우지강의 물을 퍼서 후시미성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것도 새벽의 물에 물을 길러서 가져와야 했다고. 당시 사용한 두레박(釣瓶, つるべ)는 센노 리큐에게 명해 특별하게 만들어졌는데, 그 두레박이 츠엔의 가보로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일휴 스님이 만든 ‘초대 츠엔’의 목상은 차선(茶筅)과 찻사발을 들고 춤추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금도 가게 정면에 모셔져 매일 아침 차, 향, 꽃을 올리며 공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여기서 츠엔의 차 구경.
베스트 셀러는 오츠상이라는 카리가네 센차다. 센차를 만들다가 남온 줄기를 섞어서 만든 차라고 한다. (아마도?) 티백으도 팔아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옥로차나 호지차도 판다.

고민 된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세트로도 판다.


다구도 판다. 차를 즐겼다면, 홀린듯이 살 것 같았다.

츠엔에서서 차를 못마신 것이 아쉽네.
일본 최초들과 함께 우지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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