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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청주시립미술관: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빈빈뱅 2023. 1. 17. 00:05

한국 33관음성지 순례를 하면서 여러 불상을 보았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처님을 고르라면 당연 금산사 미륵전의 부처님과 법주사의 청동미륵대불이다. 그 둘을 만든 조각가는 김복진이다. 정확힌 법주사 청동미륵대불의 형태는 김복진의 미륵대불에서 온 것이다. 그래도 김복진이라는 근대 조각가가 뛰어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김복진을 알아보는 중에 청주에서 '김복진과 한국근현대 조각가들'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고, 냉큼 청주에 다녀왔다.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전시는 2022년 11월 10일 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김복진과 한국근현대 조각가들(청주시립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청주시립미술관

주차장도 잘 되어있어 방문하기 편하다. 여름엔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겨울엔 오후 5시가지 주차장을 연다.

청주시립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주차
청주시립미술관

원래는 KBS 청주방송국 자리라고 한다.

청주시립미술관 KBS
KBS 청주 방송국 터

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청주시립미술관

입장료는 일반인 기준 1000원이다. 청주시민은 할인하여 500원에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면 김복진 전시를 하는 만큼 김복진의 소개를 한다. 한국 최초의 근대 조각가인 김복진은 1901년 충청북도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에서 태어났다. 이후 서울에 올라가 3.1 운동에 참가하고, 이듬해 일본 도쿄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했다. 졸업하여 한국에 돌아온 김복진은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KAPF)'을 창립하였고, 수감된다. 그러나 옥중에서 불상 조각을 접하고, 출소하여 여러 불상을 남겼다. 그러나 6.25전쟁을 거치면서 김복진의 조각은 거의 소실되었다. 특히 김복진은 1940년 요절하여 작품이 많이 안남아 있다.

한국 최초의 근대 조각가 김복진

계단을 오르면 전시가 시작된다.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가들

위에서 언급하였든 김복진은 청주에서 태어났고, 청주시는 '청주시 김복진미술상'을 만들었디. 이번 전시는 김복진미술상 제정을 기념하여 기획되었다고 한다.

김복진과 한국 그현대 조각가들

<1부 김복진과 근대 조각의 탄생>
1부에서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김복진의 작품과, 오늘날 다시 태어난 김복진의 작품을 전시한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작품은 '공주 신원사 소림원 석고미륵여래입상'이다. 이는 금산사 미륵전 미륵대불 제작에 앞서 제작한 모형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불상양식을 계승하고, 근대기의 신재료인 석고를 활용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공주 신원사 소림원 석고미륵여래입상

공주 신원사 소림원을 신축하고 불상을 제대로 봉안하지 못하고 있던 중에 금산사에서 미륵불의 모형이 있으니 모셔가라고 했다고 한다.

공주 신원사 소림원 석고미륵여래입상

그 뒤로는 김복진이 만든 금산사 미륵대불을 본따서 만든 작품이 있다. 3D 스캔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병호, 장준호의 작품이다. 신기한 점을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 금산사 미륵전 본존불

김복진이 요절한 이후 동생의 인쇄소 창고에 작품을 보관했다고 한다. 그러나 6.25 전쟁 중에 모두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김복진의 작품이 많이 안남아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을 통해 복원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백화'와 '소년'이라는 작품이 있다. 김복진은 민족미의 구현을 과제로 삼았다. 백화는 설화 속의 의로운 기생인데, 당시에 잘 알려졌다고 한다.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 백화
김복진 조각 프로젝트: 소년

한 켠에는 김복진의 생애가 자세히 나와있다. 딸을 사랑한 아버지였다.

김복진의 생애
김복진의 생애
김복진의 생애

정관 김복진 선생상

정관 김복진 선생 상

그리고 또 하나의 김복진 작품이 있다. '러들로 흉판'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교수였던 어빙 러들로의 퇴임 기념 청동 부조이다. 당시 병원 수술실 벽에 붙어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일제 말 금속 공출령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러들로 흉판

그리고 당시의 조각가들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근대기 조각을 전공한 예술가는 대부분 일본에서 조각을 공부했으며, 전통 예술과는 다르게 새로운 장르로 조각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시대적인 특징으로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작품이 많다.

김경승, 1943, &amp;amp;lt;소년입상&amp;amp;gt; / 윤승옥, 1937, &amp;amp;lt;피리부는 소녀&amp;amp;gt;
윤효중, 1940년대, &lt;사과를 든 모녀상&gt;
윤효중, 1963, &lt;약진&gt;




<2부 전후 구상조각의 전개와 그 작가들>
6.25 전쟁 이후에는 대상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작가의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둔 작품(구상조각)이 발표된다. 인체를 변형, 왜곡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전후 구상조각의 전개와 그 작가들

백문기의 <모자상>은 전쟁의 위협에서 자식을 지켜내는 어머니의 모습을 과장하여 표현했다.

백문기, 1959, &lt;모자상&gt;

김세중과 최종태는 종교조각을 통해 단순하지만, 구도자적인 인체표현을 보여주었다.



김세중, 1954, &amp;amp;lt;김 골롬바와 아녜스 자매&amp;amp;gt; / 김세중, 1984, &amp;amp;lt;예수상&amp;amp;gt;
최종태, 1994, &lt;생각하는 사람&gt;




고정수는 주로 볼륨있는 여체를 소박하고 생동감있게 조형 언어로 표현하였다.

고정수, 1979, &lt;자매&gt;
권진규, 1958년경, &lt;두상&gt;
권진규, 1966, &lt;선자&gt;
권진규, 1969-1970, &lt;가사를 걸친 자소상&gt;

<3부 조각의 확장과 분화>
1980년대 정치적으로 혼란한 한국사회에서 민중미술의 흐름이 등장하였다. 인체의 아름다움 보다는 인간 실존과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담는 작품이 많아졌다. 또 새로운 재료를 이용하는 작품도 나타났다.

조각의 확장과 분화

김영원 작가는 물질이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사물화된 인간을 표현했다.

김영원, 1970- &lt;중력, 무중력&gt;

구본주 작가는 혼란했던 한국 사회에서 민중의 사회 운동 참여라는 시대 정신을 잘 나타내었다. 특히 갑오농민전쟁은 동학농민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역작이라고 한다.

구본주, 1992, &lt;혁명은 단호한 것이다&gt;
구본주, 1994, &lt;칼춤&gt;
구본주, 1995, 갑오농민전쟁3

임송자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어머니>는 부드럽지만 강한 어머님의 모습을 담았다. 현대인 <05-1>은 장래를 고민하는 대학생의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임송자, 1981, &lt;어머니&gt;
임송자, 2005, &lt;현대인 05-1&gt;

권오상 작가는 조각은 왜 무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가벼운 조각을 제안하였다.

권오상, 2000, &lt;300장으로 구성된 축소의 강요&gt;
권오상, 2007-2009, &lt;Off&gt;

이렇게 한국 근현대 조각을 살펴보았다. 나는 미술 작품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잘 모르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과 더불어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민중미술을 좋아한다. 꼭 크고 튼튼한 조각이 뛰어난 작품이 아니다. 이번 전시는 김복진이라는 조각가 이후에 한국 조각이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미술 전시도 많이 봐야겠다.

2023년 1월 3일에 다녀온 청주시립미술관: 김복진과 한국 근현대 조각들 글을 마칩니다.
모든 항목은 직접 지불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1.17. / 빈빈뱅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