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쓰면서 방문자 수가 많으면 재밌지만, 관리를 잘 못하는 탓에 답보상태다.
또 외부 방문자 수와 별개로, 내가 가장 다시 많이 보는 글은 내 일기의 '술과 함께한 일주일'인데, 당시 함께했던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그래서 일기는 못쓰더라도 주기나 월기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침 8월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네.

 

8월 1일 목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첫번째. 길고양이

J는 고양이 집사이자, 고양이를 엄청 좋아한다. 덕분에 나도 길고양이들을 귀여워한다. 

요물이랄까. 

 

8월 3일 토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두번째. 회기역 사진

J가 회기역 인근으로 이사했다. 덕분에 이런 멋진 경치도 구경하네.

J가 알아본 부동산에서 일처리를 이상하게 해서 동사무소를 여러번 오가는 고생을 했다. 나는 이 구도의 사진을 기록에 남기는 취미를 얻었다. 내가 살아가는 천장산 자락의 마을 풍경이다. 언젠간 이 사진들을 모아서 변화상을 그려봐야지. J에게 펼쳐질 앞으로의 삶도 이렇게 뻥 뚫려있으면 좋겠다.

 

8월 6일 화요일

먹구름이 몰려온다. 장마는 끝났지만, 엄청 거센 소나기가 종종 내린 8월이었다.

비를 쫄딱 맞고 일하는 날도 있었지만, 현장이 끝나가는 지금은 그저 추억으로 남았다. 

 

마찬가지로 8월 6일 화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세번째. 도시 협박(?) 

경희대학교 후문 크린토피아 건물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다. 도시에는 여러 협박이 있다. 소변 금지, 구토 금지, 고성방가 금지 등등.. 최근에는 공유 킥보드 문제가 대두되면서 킥보드와 관련한 분노가 도시 곳곳에 보인다. 이번에 본 글은 '니네는 앞에 쓴 한들도 안보여 킥보드 대지마라!' 너도 아니고 니라니. 사장님이 화가 많이 나셨나보다.

 

 

8월 10일 토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네번째. 야구

토요일 아침에 우연히 광주챔피언스필드 3루 서프라이즈석을 잡고, 갑자기 광주로 내려갔다. 김도영의 30홈런을 기대했고, 선수들의 싸인도 기대했다. 기아 타이거즈의 굿즈도 사려고 했고, 샀다. 야구장에 도착할 때만 해도 무덥던 날씨는 경기 시작 30여분을 앞두고 스콜이 내렸는데, 우천취소로 이어졌다. 이 날은 흠뻑쇼(?)가 예정되어 있어서 J에게 물 맞고 올게하고 했는데, 비만 맞고 왔다. 옆 자리 사람의 맥주는 점점 채워졌다.

 

8월 13일 화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네번째. 야구 이어서

외갓집 식구들이 서울에 모였다.  기아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도 보고, 서울에서 여름 휴가도 즐기고.

식구들은 월요일 저녁 서촌 뼈탄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나는 야근하느라 2차에 갔다. 2일차엔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에 깜짝 등장했다. 그리고 바로 야구장으로 갔다. 이 날도 김도영의 30홈런은 안나왔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승리. 나는 7회말이 끝나고 나왔으니, 조금 아쉬웠다. 고척의 크림새우는 맛있었다. 
 

8월 17일 토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다섯번째. 철도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이 개통했다. 2024년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 관련 행사들이 열렸는데, 서울역사박물관에선 관련 전시를 했다. 사고 싶었던 기념 교통카드는 못샀지만, 괜찮은 전시였다. 이렇게 대중들에게 친숙한 전시가 또 있을까. 전시를 보곤, 광화문 우아에서 J와 맥주를 먹었다. 그러고보니 이날도 소나기가 내렸다.

8월 18일 일요일

무료함 속에서 재미 찾는 다섯번째. 철도 이어서

관련 전시는 의왕에 있는 철도박물관에서도 있었다. 철도박물관엔 첫 방문이었는데, 야외와 실내 전시 모두 괜찮았다. 다만, 50주년 전시는 색다른 것이 없었다. 철도박물관에서 신경써서 했으면 어땠을까.. 1호차 내부 공개는 좋았다.

 

8월 21일 수요일

최근 나의 무료함의 원인 졸업. 이 날은 졸업식이 있었다. J는 꽃다발과 홍콩에서 준비한 인형을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줬다. 이날은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비가 왔는데, 사진찍기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 그렇게 원했던 졸업이지만, 막상 졸업하니 아무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래가 더 두려워졌달까.

 

8월 24일 토요일

건강검진과 위와 대장내시경을 했다. 내시경을 위한 준비작업은 꽤 힘들었다. 먹고 싶은 것도 못먹고, 화장실에서 살아야만 했다. J는 친구 집들이가 있어서 거기로 가서 다행이지. 가기전에 나에게 응원과 하트를 남기고 갔다. 덕분에 건강검진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내시경은 자고 일어났더니 끝나있었다. 그리고 집에 온 기억은 없다. 집에 와서 바로 라면을 끓여먹었다. 내시경 결과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피 검사 결과 고지혈증이란다. 가족력이 큰 원인이겠지만, 조심해야지. J가 걱정한다.

 

8월 25일 일요일

미경이를 보러 J와 평택에 갔다. 종이 티켓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서울역에서 표를 취소했는데, 다시 얻지 못했다. 덕분에 입석으로 수원까지 갔다. 평택에 도착해선 일만 했다. J에게 미안하네. 그리고 미경이의 현장 구경을 하고, 평택에서 폐계닭을 먹었다. 관련 글은 올라가지 않을까. 미경이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안했다.

8월 29일 목요일

예비군에 다녀왔다. 올해 마지막 예비군. 현장이 바쁜데 예비군에 가려니 눈치가 많이 보였다.

예비군은 폭염으로 실내 교육으로 대체되었지만, 재미는 없었다. 예비군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문1동사무소 옥상에서 동네를 볼 수 있기 때문. 이 동네도 곧 없어지겠지. 동사무소도 이전한다고 한다. 기록으로 많이 남겨놔야지.

 

 

8월 한달. 힘들었지만, 재밌는 일도 많았다. 

인생이 그렇겠지.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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