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많은 유적지가 있다. 가본 곳도 있고, 안 가본 곳도 있지만, 사진으로 보고 꼭 신비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유적. 보도각 백불.
유교 국가 조선의 수도 서울이지만, 서울에도 여러 불교 유적이 있다. 조계사, 봉은사 등 절이 있고, 탑골공원의 원각사지 10층 석탑도 있다. 그중에서 가장 신비로운 불교 유적을 고르라면 나는 옥천암 마애보살좌상, 일명 보도각 백불이다.
1. 옥천암 가는 길
이곳에 가보려고 한 진 오래지만, 교통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늦어졌다. 그러다 마음을 먹고 이번에 방문하였다.
지하철은 3호선 홍제역이 가장 가깝지만, 역에서 걸어오려면 30분은 걸릴 것이다. 홍제역에서 온다면 인근 유진상가 정류장에서 버스로 환승해서 110A, 163번 등 버스를 이용하면 편하게 올 수 있다. 옥천암 정류장이 따로 있지만, '유원하나아파트' 정류장이 가장 가깝다. 정류장에서 약 250m 떨어진 곳에 옥천암이 있다.

여기서부턴 북한산 자락길로도 이어진다.

홍제천 물길을 거슬러 조금만 올라가면 옥천암이 나온다. 위의 내부순환로가 그늘을 만들어주지만 꽤 답답한 느낌이다.

거북이도 노는 홍제천. 물소리가 꽤나 경쾌하다.

인근의 서대문제설기지에도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이 있다.

위의 제설기지에서 아래 길로 빠지면 바로 옥천암이다.

어제 많은 비가 와서 물이 거칠다.

강 건너에서 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

스님이 예불을 드리고 있다.


그럼 이제 절로 들어가 볼까. 절로 가려면 당연히 다리로 건너야 한다. 다리 이름은 보도교

옥천암 설명

보도교를 건너 가자.

보도교 위에서 본 보도각

2. 옥천암(玉泉庵)
다리를 건너면 옥천암 입구가 나온다.

삼각산 옥천암

그리고 바로 아주 검소한 종무소.

템플스테이도 운영하는 절이다.


무인판매대에서 시주를 드릴 수도 있다.


나는 바로 옥천암으로 올라간다.

보통 큰 절에 가면 사천왕문이 있듯이, 옥천암 입구도 사천왕이 지키고 있다.

그런데 기와에 귀엽게 계신다.

서방광목천왕은 깨져서 새로 그린 듯, 2분이 계시네. 곧 남방증장천왕도 2분이 될 것 같다.

옥천암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전각은 범종각이다.

법구 4물이 있다. 우선 목어

동종

운판

그리고 법고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깨우침을 주시길..

범종각 현판

범종각 옆에는 극락전이 있다.

극락전을 포함한 전각은 최근에 다시 지은 것 같다.

지장보살, 아미타여래, 관음보살님이 계신다.

그리고 오른쪽에 내력이 있어 보이는 대사님 그림도 있다.


극락전 현판

옥천암 극락전 주련 해설

극락전 옆으로는 현판이 없는 건물이 있는데, 홈페이지에 의하면 설법전이라고 한다. 기도, 예경, 법회가 이루어지는 장소다.

이제 반대편으로 간다. 반대편에는 보도각을 제외하면 삼성각만 있다.

꽤 멋스럽게 장식한 소각장을 지나면

아주 단출한 삼성각이 나온다.

옥천암 삼성각 현판

특이한 것이 산신이 그림으로도 계시고, 마애 조각으로도 계신다.

신기해서 뒤를 보니 호랑이를 탄 산신령과 동자승이 있다.

가운데 산신지위(山神之位) 글자는 근대에 만들어진 것 같은데, 산신과 동자상은 더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다. 새로 조각을 했을 수도.

산신 부조의 예가 있던가?

3. 옥천암 마애보살좌상(보도각 백불)
이제 마애보살좌상을 보러 갈 시간이다. 산신각에서 본 마애보살좌상


가까이서 보니 기반암에 맥이 끼어있다.

그리고 실견한 보도각 백불. 하얀색이 특징이라 해수관음(海水觀音)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어떻게 부처님만 하얀 돌일까 생각했는데, 따로 칠을 한 것이다.

백불 위에 기와집을 지은 것은 1868년에 고종의 부인 명성왕후가 관음전, 보도각을 짓고, 흥선대원군이 현판을 썼다는 이야기도 함께 있다. 참고로 보도각의 보도(普渡)는 모든 중생을 구원한다는 뜻이라고 하다.

또 명성황후의 어머니인 여흥부대부인이 아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백색으로 덧칠한 전설이 있다.

더 과거로 올라가면 태조 이성계가 도읍지를 한양으로 정할 때 이 마애불상 앞에서 기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불상의 양식이 고려시대 12-13세기의 것이라고 하니, 가능성 있는 말이다.

둥글고 갸름한 얼굴, 가늘고 단아한 눈매, 작고 도톰한 입술 표현이 특징이며, 얼굴과 신체의 비례가 정제되고 부드러운 고려 후기 양식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머리에는 높은 삼면절첩형 보관을 쓰고, 뿔 모양 관대와 꽃무늬 장식, 타원형 영락(연꽃 장식)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또 알아보니, 근대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이 불상을 기록한 것이 많다고 한다.

19세기 초 고양군 신도면에 살던 윤덕삼이라는 노총각이 옥천암 관세음보살님께 기도하여 소원대로 가정을 이뤘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옥천암 보도각 백불님은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내 소원도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알고 있던 보도각 백불의 모습은 새하얀 부처님에 황금 보관을 쓴 모습이었는데, 황금 보관은 후대에 씌운 것인 것 같다. 사진으로 봤을 땐 눈꼬리가 올라간 무서운 부처님이었는데, 실제로는 중생을 구원하는 엄마 같은 부처님이었다.

백불 옆 불전함 위에는 귀여운 부처님도 계신다.

4. 나오며
이제 다시 속세로 돌아올 시간이다. 비둘기도 속세로 가기 싫은지, 아니면 어디를 다쳤는지, 사람이 다가가도 가만히 앉아 있다.

뒤에서 본 보도각

주변이 꽤 잘 정돈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정비는 불기 2568년, 2024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제 진짜 다시 홍제천을 건넌다.

마지막으로 뒤돌아 백불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2025년 7월 21일에 다녀온 옥천암(보도각 백불) 글을 마칩니다.
모든 항목은 직접 지불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07.22. 빈빈뱅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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